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1932년 발표한 SF소설이다. 작가는 2540년의 미래 세계를 표현하였는데 최근 쓴 소설이라고 해도 근사하다 싶을 정도로 엄청 잘 쓰고 철학이 있는 글이다. 조지 오웰의 1984와 함께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품은 실감 나면서 우울하면서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세태를 반영하였다.

1.디스토피아 문학의 걸작에서 건져 올린 통찰
줄거리 요약
작가가 구현하는 세계는 2540년, 인간은 낳는 게 아니라 배양되며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으로 계급이 나뉜다. 그리고 각자 특정 직업에 적응하도록 조건화된다. 인간의 모든 감정은 통제되고 쾌락은 소마라는 약물로 제공된다. 질병, 가난, 갈등이 없는 대신 개성과 자유는 말살된다. 이런 비극적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 존은 셰익스피어를 읽으며 자란 특이 케이스다. 그는 신세계의 공허하고 비인간적인 행복을 깨닫고 저항하지만 힘이 없다. 문명과 야만, 행복과 고통, 통제와 자유 사이의 갈등을 통해 작가는 전체주의적 사고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올리버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를 쓴 시대적 배경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세계에 이념은 팽배해지고 과학 기술의 발명이랍시고 그것이 오히려 대량 살상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거라고 본 작가 올리버 헉슬리는 문명에 대한 회의감과 환멸을 느꼈다. 특히 20세기 초에는 인간의 노동을 기계의 부품처럼 획일화되고 비인간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유럽에는 파시즘과 나치즘 등 전체주의가 부상하던 시기였고 이런 체제 전쟁이 심화되자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고 그런 불안은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2.마음에 들어 줄친 곳 정리
지식과 안정의 역설
“사회의 선량하고 행복한 성원이 되려면 전반적 이해는 최소한으로 억제해야 한다. 그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전문적 지식은 덕과 행복을 증진시키나 전반적인 지식은 지적 견지에서 볼 때 필요악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철학자들이 아니라 무늬를 도려내는 자들이나 우표수집가들이다.”
“안정이야 말로 원초적 필요조건이며 궁극적인 필요조건이야. 여기서 현재의 모든 것이 탄생한 것이다.”
인간 대량생산의 베이비 팩토리
“한 개의 난자로부터 하나의 태아가 나오고 거기서 한 사람의 성인이 생긴다. 이것을 정상이라 한다. 공유, 균등, 안정이 실현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대량생산의 원칙이 마침내 생물학에 응용된 것이다.”
“계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산소를 조금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침범당하는 기관은 두뇌였다. 다음에는 골격이다. 통상 산소공급량의 70퍼센트만 공급하면 난쟁이가 된다.”
계급 사회와 조건반사 교육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 모든 조건반사적 단련이 목표하는 것은 바로 행복과 미덕의 비결이야. 자신들의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숙명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
“마침내 아이들의 의식은 암시 자체가 되어 버리고 그 암시의 총계는 아이들의 의식 자체로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계급별 의상 컬러 구분

인상적이게도 계급별 의상을 구분한 점이다. 알파 계급은 회색 옷을 감마 계급은 초록 그리고 델타 계급은 카키에 엡실론은 검은 옷을 입힌다.
계급별 의상 색상과 의미
알파계급 회색의 의미: 알파 계급은 신세계에서 가장 지능이 높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최상위 계급이다. 회색은 중립적이며 지적이며 세련된 이미지가 있다. 감정적 동요없이 이성적이고 효율적으로 사회를 관리해야 하는 리더 계급임을 상징한다. 그래서 화려함보다는 실용과 안정을 중시하는 엘리트 계급의 특성을 반영하였다.
베타계급 암갈색 혹은 멀버리 컬러: 뽕나무 색이라고도 하는 보랏빛을 띤 컬러는 주로 감독관이나 전문 기술직 등이 입는 의상 컬러이다. 눈에 띄지 않으면서 안정적이며 신뢰감을 준다. 이들은 알파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며 사회의 중간 관리자로서 시스템을 원활히 작동하게 하는데 기여한다.
감마 초록색 의미: 감마 계급은 사무직이나 경작 노동 등 중간 수준의 업무를 담당한다. 자연, 안정, 성장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대량으로 존재하는 중간 계급의 여유 혹은 평범함을 나타낸다. 밝고 긍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알파나 베타처럼 상징성을 띠지는 않는다.
델타 카키색 의미: 델타 계급은 주로 공장 생산 라인이나 단순 반복 업무를 수행하는 육체노동자 계급이다. 카키색은 군복이나 작업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으로, 실용적이고 눈에 잘 띄지 않으며,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그냥 공장 노동자로 생각하면 된다. 대량으로 생산되는 생산품의 노동력을 충장하는 미천한 존재이다.
엡실론 검정색: 현대 사회에서 블랙은 다층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극도의 고급스러움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소설 속 검정은 가장 지능이 낮고 힘든 육체 노동을 담당하는 최하위 계급이다. 하수 처리 엘리베이터 운전 등 비참함을 상징하는 계급이다. 인간 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가족 제도의 철폐와 그 이유
“불안한 침묵이 흐를 뿐이었다. 몇몇 학생은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인간들은 과거에 태아생식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기가 배양되면… 태어난다고 표현하는 거야.”
“가족 집단의 성원들 사이에는 질식시킬 것 같은 친밀감이 있었고 위험하기 짝이 없고 광적으로 추잡한 관계가 있었다. 어머니는 자식들을 광적으로 애지중지했다.”
“세계는 아버지들로 가득차 있었다. 그래서 비참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상은 형제, 자매, 삼촌, 숙모 등으로 충만했다. 그리하여 광증과 자살로 충만했다.”
의식의 과잉과 개인의 고립
“육체적 결함은 일종의 의식의 과잉을 낳을 수 있다. 의식의 과잉은 그 자체의 목적을 위해 자발적으로 고독을 택하고 스스로 눈과 귀를 멀게 하여 인위적인 금욕주의적 불능자로 만든다.”
“지나친 지적 능력은 육체적 결함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주었다. 빈약한 골격과 근육이 그를 동료들로부터 고립시키고 있었고 이 고립감은 세상에 통용되는 일반적 표준치로 볼 때 정신적 과잉을 말하는 것으로서 다시 보다 깊은 고립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개인성과 자유에 대한 갈망
“내가 자유롭다면 조건반사적 교육으로 노예화되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떤 것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우선 무슨 일이든 남이 보지 않는 데서 비밀리에 하려는 편집증이 있었다. 그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도대체 비밀리에 할 수 있는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문명과 야만의 경계
“보호구역에서는 징그러운 얘기지만 아직 사람이 아기를 낳습니다. 이건 정말입니다. 여하튼 저들은 오륙 천 년 동안 저렇게 살아온 겁니다. 문명은 살균이니까요.”
“어휘라는 것은 적절히 사용하면 엑스레이와 같아질 수 있어. 어떤 것도 관통할 수 있는 것이야. 읽는 사람들을 관통하는 거야.”
이 작품이 1932년에 쓰였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책이 출간된 지 9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소름끼치도록 현실적이고 예언적인 통찰들이 가득하다.
3.멋진 신세계 작가의 의도와 상징 분석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보카노프스키 법과 계급별로 색을 분류한 점이다. 아이를 인간의 몸에서 낳지 않고 배양해서 키운다는 것이, 머지않아 실현될 일 같아서 섬뜩하다.
색상으로 계급을 표현한 것은 상당히 직설적이면서도 현실 세계에 와 닿아 소름이 끼친다. 작가도 색상으로 인해 시각적 계급 분리는 물론 개성의 말살 및 통제 그리고 심리적 조건화 등 모든 주제를 담았다. 시스템의 잔혹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한 점이 인상적이고 오래도록 남는다.
당시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세상의 반응은 상당이 논쟁적이었으며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대중은 충격과 불편함을 느꼈고 그 시대 대중은 철학적 함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그래서 어린이나 사회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거나 검열 대상이 되었다. 아마도 멋진 신세계는 오늘날까지도 문제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그린 2540년보다 훨씬 빠르게 세상은 그보다 더 잔학하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멋진 신세계는 디스토피아 문학의 고전으로 불리며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수 목록으로 지정될 정도다. 요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아마도 놀라움보다는 공감을 더 많이 느끼며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