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묘화실(根苗花實)

근묘화실이란 사주팔자로 인생 주기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즉 연주, 월주, 일주, 시주를 근묘화실로 비유하여 인생을 해석하는 방법입니다. 연주는 뿌리에 해당하는 근(根), 월주는 줄기를 의미하는 묘(苗), 일주는 꽃 화(花), 시주는 열매를 의미하는 실(實)로 이 네 기둥은 개인의 삶에서 특정한 시기를 의미하며 운명과 환경 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1. 근묘화실의 근:뿌리를 의미하는 연주(根)
사주의 첫 번째 기둥 년주 근묘화실의 근은 뿌리에 해당합니다. 태어나서 20세까지의 운을 관장하는데 요즘 평균 인간 수명을 감안하면 30세까지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연주는 가문의 배경, 조상 과의 인연 그리고 어린 시절의 성장 환경을 의미합니다. 갑인년에 태어났으면 호랑이 띠라고도 하죠. 정묘년이면 토끼 띠라고 하고요. 이렇듯 자신이 태어난 일주에 대입해서 연주가 좋은 기운인지 나쁜 기운인지 간명하는 것입니다. 보통 띠로 풀이하는 것을 당사주라고 하는데요.
참고로 연주와 월주가 충이나 극이 생기면 부모가 객지에서 가문을 일으키거나 조부의 쇠락을 초래한다고 하는데요. 여기에는 가난한 부모, 가난한 조상 등도 해당합니다. 그러나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2. 근묘화실의 묘:줄기를 의미하는 월주(苗)
20에서 40세까지 청년기를 관장하는 월주는 부모 및 형제와의 관계 그리고 가정환경이나 직업운을 의미합니다. 일주 기준으로 월주가 좋게 작용하면 부모 형제가 번창하고 좋은 직업과 출세운을 보장하지만 흉신으로 작용하면 부모 형제 덕이 없고 청년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봅니다. 또한, 월주에 관성이 있으면 조직생활을 잘 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보는 경향이 높습니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요즘은 워낙 수명이 늘어나 40세까지도 철이 들지 않고 자립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아무래도 50세까지 늘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근묘화실 화:꽃을 의미하는 일주(花)
보통 일주는 근간이 되는 본체라고도 하지만 근묘화실 기준으로는 세 번째 기둥이자 꽃으로 보며 장년기인 40에서 60세를 의미합니다. 50세에서 70세까지 감안해서 봐도 됩니다. 일주는 개인의 배우자 운과 가정생활 그리고 직업 및 사회적 관계를 의미합니다. 당연히 좋게 작용하면 배우자 운이 좋고 원만한 가정생활이 보장되지만 흉하게 작용하면 부부 불화와 사업 실패 등 고충이 많은 것으로 간명합니다. 특히 남성 사주에는 일지에 재성이 있어야 배우자 복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냥 참고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4. 근묘화실의 실:열매를 의미하는 시주(實)
노년기인 60에서 80세 혹은 70에서 90세까지를 관장하는데 자녀운이나 말년운 그리고 후손의 번영 정도를 나타냅니다. 자식복이 있니 없니 말년이 좋니 마느니 등을 사주의 네 번째 기둥으로 간명합니다. 시주에 재성이나 관성은 오히려 득보다는 독이 된다고 보는 경향이 있지만 이 역시 참고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5.근묘화실의 활용
근묘화실은 각 시기에 해당하는 연주, 월주, 일주, 시주의 구성을 바탕으로 길흉화복을 예측합니다. 그리고 각 기둥은 특정 육친 조상, 부모, 형제, 배우자, 자식 등을 상징하며 이들과의 관계나 덕 등을 해석하는 데 사용됩니다. 나무가 뿌리에서 싹으로 싹에서 꽃 그리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인간이 생로병사처럼 적용해서 해석하는 만큼 어찌보면 단편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6. 현대적 해석의 한계
이를 정리하자면 연주는 조상과 어린 시절을 살펴보는 기준이 되며 월주는 청년기 환경과 직업운을 결정하는 요소가 됩니다. 그리고 일주는 배우자와 가정생활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고 시주는 자식 및 말년의 삶을 예측하는 요소로 활용되는데요.
이것이 꼭 들어맞는 경우는 매우 드문 편입니다. 이런 식의 해석은 그저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던 시절,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충효사상이 근간되던 시대의 얘기였기에 실제로는 거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경도 업그레이드 되는데 사주명리학도 변화된 시대에 맞게 해석도 달리 해야 한다고 봅니다.
6.1. 근묘화실의 문제점
앞서 줄곧 제가 트집을 잡았듯이,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연령대 구분이 가장 큰 문제로 보입니다. 과거 농경사회나 평균 수명이 짧았던 시대의 기준으로 정립했기 때문일 텐데요. 당시에는 평균 수명이 40세 였다고 하니 말 다했죠. 개인적으로는 120세까지는 아니더라도 100세 기준으로 다시 잡아 25 단위로 네 기둥을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계관이 너무 좁습니다. 현대 사회는 더이상 농경 중심의 사회가 아닌데다 자식도 안 낳고 충효 사상 이런 것도 없는데 모든 포커스를 그쪽으로 맞추니 공감이 될 리가 없습니다. 마치 결혼하지 않고 자식을 낳지 않으면 못 사는 인생, 큰일 날 것처럼 여기니 말입니다. 아무튼 이것을 기준으로 간명하는 역술인이 있다면 무조건 배제하길 바랍니다. 그냥 이런 간명법도 있으니 참고하라는 차원으로 올리는 것 뿐입니다.
근묘화실은 사주명리학의 기본적인 틀이자, 인간의 삶을 자연의 순리에 비유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대입한 것이지만, 식물도 종자별도 나고 자람이 다르듯 절대 인간의 삶과 같지는 않을 것이니 이 점 유의해서 잘 살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