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유행한 패션룩 및 대표 디자이너
패션은 단순히 몸을 가리는 수단을 넘어, 한 시대의 사상·문화·정치·경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특정한 실루엣, 색채, 스타일링 방식은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욕망과 가치관을 집약하며, 유행은 언제나 사회적 맥락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 따라서 시대별 패션룩을 추적하는 일은 곧 역사와 문화를 읽는 하나의 방법론이 된다.
1910년대 아르누보
1890년대에서 1910년대는 곡선적이고 유기적인 장식이 만발한 아르누보 스타일이 유행하였다.
단순 패션에만 국한한 것이 아닌 문화 예술 모든 면에서 아르누보 스타일은 크게 유행하였다.
패션에서 아르누보 스타일은 드레이프가 풍부한 드레스, 자수나 레이스 증 자연주의 문양으로 일관된 스타일이 유행하였고 이 시대를 대표한 디자이너는 폴 푸아레가 있었다.
1920년대 유행한 플래퍼룩

시대별 유행한 패션룩 및 대표 디자이너 중 1920년대 패션 스타일은 매우 낭만적이면서 발랄한 기운이 넘친 플래퍼룩이 흥했다.
진주 목걸이 혹은 길게 늘어진 비즈, 무릎 아래의 플래퍼 드레스와 그에 어울리는 티 스트랩 슈즈 및 메리 제인 슈즈가 당시 인기 있던 패션 아이템이었다. 또한 너풀거리는 리본 블라우스도 인기 있는 아이템이었다.
1920년대를 대표한 패션디자이너는 가브리엘 샤넬과 잔느 랑방, 코코 샤넬의 라이벌로 불린 장 파투와 바이어스 컷 기법을 개발한 마들린 비오네가 있었다.
1930년대 유행한 글래머 룩
시대별 유행한 패션룩 및 대표 디자이너 중 1930년대 유행한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은 소매가 빵빵한 퍼프 소매 블라우스다.
클로셰 모자뿐만 아니라 남성 모자 페도라도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
청키 힐과 발가락이 나온 팁토 슈즈, 뒤축에 끈이 달린 슬링백 슈즈가 유행했다. 남성적인 느낌의 옥스포드 슈즈 및 그에 어울리는 하이 웨이스트 팬츠가 유행했다.
1920년대를 풍미한 디자이너들은 30년대도 여전히 잘 나갔다. 마들린 비오네를 비롯한 쇼킹 핑크 컬러의 창시자이기도 한 엘사 스키아파렐리 및 장 랑방 그리고 영화 의상 디자이너로 잘 나간 애드리안이 대표된다.
1940년대 유행한 밀리터리룩
1940년대는 유달리 핸드백이 유행했다.
구두는 투박한 청키 스타일에서 보다 날렵한 디자인과 가죽 소재의 하이힐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모래시계형 실루엣을 강조하는 펜슬 스커트가 유행했다. 모직 플레어 스커트와 트위드 수트도 유행했다.
액세서리로는 진주 목걸이 대신 브로치가 새로운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1940년대를 대표한 패션 디자이너로 크리스찬 디올이 있다.
40년대 후반을 대표한 절대적인 디자이너였다. 엘사 스키아렐리는 40년대 초반까지 명성을 지속하였고 아메리칸 룩을 창조한 미국의 클레어 매카델이 있다. 영국 맞춤복으로 유명한 하디 에이미스도 당시 잘 나가던 패션 디자이너였다.
1950년대 유행한 뉴룩

1950년대는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풍성하고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유행했다.
셔츠 웨이스트 원피스 드레스도 여성들이 사랑한 패션 아이템이었다.
목가적인 분위기의 스웨터 룩이 크게 유행했다.
니트 스웨터 위에 니트 가디건이 한 세트로 젊은이부터 중년층까지 모두 선호한 패션 아이템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볼레로 스타일이 짧은 재킷으로 변모해서 모던함을 더했고, 가장 특색 있는 패션 아이템 중 여행용 선글라스가 시판되었다.
1950년대는 크리스찬 디올의 시대였으며 발렌시아가는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라는 찬사를 들은 아티스트다. 지방시는 오드리 헵번을 더욱 우아하게 만들어 주며 명성을 높였고 코코 샤넬은 복귀하여 샤넬 수트를 발표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1960년대 유행한 모즈룩
1960년대 패션에 가장 영향을 미친 유명인은 미국 대통령 부인 재키 케네디 여사였다.

정장과 일상복의 구분이 두드러지면서 박스 재킷 수트 등 단정한 스타일과 대조적으로 자유로운 영혼의 보헤미안 스타일이 유행했다. 남녀 모두 나팔바지로 불리는 벨 보텀 진이 크게 유행했고, 니트도 남녀노소 즐겨 입는 아이템이지만 보다 투박하고 박시한 스타일이 유행했다.
미니 스커트가 유행하면서 체크 미니 스커트 및 팝 아트나 옵티컬 문양이 새겨진 의상이 개성을 더했다.
1960년대를 대표한 디자이너는 영국의 마리 퀸트가 있다.
기하학적 패턴과 발랄한 모즈룩으로 60년대를 대표한 얼굴과 같았다. 프랑스의 피에르 가르댕은 미래지향적 스타일로 혁신을 이루었고 안드레 쿠레주는 화이트 미니 드레스와 고고 부츠로 미래 도시 여성 상을 제시했다.
이브 생 로랑은 모던한 남성복 및 여성용 턱시도 등 젠더 경계를 허물며 스타일의 획을 그은 인물이다.
1970년대 유행한 히피룩
1970년대는 지난 시대의 유행 아이템이 보다 업그레이드된 느낌으로 재등장했다. 1940년대 등장한 오버롤즈는 진 오버롤즈 스타일로 재유행했고, 풀 스커트 롱 스커트도 하늘거리는 맥시 스커트로 여성스러움을 더했다.
그런 탓인지 1970년대 유행한 보헤미안 스타일은 보호시크룩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제인 버킨이 육아 가방으로 가지고 다닌 바스켓 백이 버킨 백으로 유행을 탔다. 또한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타이하이 부츠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했다.
1970년대 입 생 로랑은 가장 잘 나가는 대표적인 디자이너로 혁신을 이루었고 미국의 할스턴은 저지 드레스 등 뉴욕 사교계가 가장 사랑한 디자이너였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펑크 스타일을 창시하며 하위문화 스타일을 이끌었고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는 미국의 섹시한 오피스룩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1980년대 파워 앤 글램룩
1980년대는 힙합과 빅룩의 시대로 정의할 수 있다.
주로 미국 래퍼들 사이에서 박시한 스타일과 체인 금목걸이 등이 대대적으로 유행하여 갱스터룩을 완성했다.
또한 레저스포츠가 성행하여 골프 셔츠나 에어로빅에서 파생된 아이템이 유행했다.
특히 발목까지 겹겹이 올려입는 레그 워머가 계절 상관없이 유행했다. 그러나 1980년대 가장 유행했던 스타일은 바로 파마머리였다.
1980년대를 대표한 패션 디자이너는 이탈리아 출신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있다.
남성적인 테일러링을 여성복에 도입하여 파워 수트를 확립하며 럭셔리함의 진수를 보여줬다.
지아니 베르사체는 과감한 색채 등의 활용으로 섹시 럭셔리의 대명사로 불렸다. 칼 라커펠트는 침체한 샤넬을 세계 최고 럭셔리 브랜드로 만들어 놓는 데 일조하였다.
티에리 뮈글러는 극적인 실루엣으로 80년대 과잉 미학을 대표한 디자이너였다. 클라우드 몬나타는 극적인 실루엣 등 여성 전사 이미지를 부여한 80년대의 아이콘이었다.
일본 출신 디자이너의 활약이 상당했던 시대로 이세이 미야케는 기술과 소재 혁신으로 옷은 몸을 위한 조각이라는 신 개념을 창시했다. 요지 야마모토는 블랙 중심의 해체적 실루엣으로 안티 패션을 대표했다. 레이 가와쿠보는 몸과 옷의 관계를 다시 정의한 아티스트였다.
1990년대 그런지룩
1990년대를 대표하는 패션룩은 그런지룩이었다. 닥터마틴이나 팀버랜드 워커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했는데, 아마 영화 레옹의 효과로 인해 카키색 점퍼와 초커, 워커가 유행 붐을 탔을 것이다.
체크 무늬를 일컫는 플레이드 스커트가 유행하면서 스쿨걸룩이 깜찍하게 유행했다.
그밖에 터틀넥이나 박시한 니트, 체크 무늬 남방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유행했는데 이것을 허리에 묶는 것은 기본 코디 룩이었다.
90년대를 대표한 패션 디자이너로 캘빈 클라인이 있다.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나일론 백팩 등 90년대 지적이고 실용적이며 럭셔리함으로 세계적인 붐을 일으켰다. 알렉산더 맥퀸은 패션계의 반항아로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허문 디자이너로 평가 받았다.
그밖에 구찌의 톰포드는 섹시 글램룩을 90년대 후반에 부활시켰고 안나 수이는 보헤미안 감성을 패션에 담아 낸 독특한 디자이너로 평가 받았다.
2000년대 섹시 글리터룩
2000년대부터는 딱딱한 정장 스타일보다 편안하고 섹시한 룩에 치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패리스 힐튼을 중심으로 한 쥬시 꾸튀르 트랙 수트에 본더치 모자, 허리가 아주 길어 보이는 진이 매우 유행했다. 청바지 중에는 특히 트루 릴리전 브랜드 바지가 엄청나게 유행했다.
마이크로 미니 청스커트에 어그 부츠를 신는 것도 유행했고, 아무때나 멋내기 좋았던 와이드 벨트도 제법 유행했다.

90년대에 이어 2000년대도 톰 포드는 매우 잘 나가는 디자이너였다. 2000년대 초반 가장 영향력있는 디자이어였다. 디올의 존 갈리아노도 스펙터클한 퍼포먼스로 활약하였다.
알렉산더 맥퀸은 2000년대 가장 창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발렌시아가의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쿨하고 모던한 발렌시아가로 만드는 데 일조하였다.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비통을 명품과 대중문화의 결합으로 히트하는 데 일조하였다. 프라다는 90년대 이어 2000년대도 지성적이고 예술적인 패션을 대표했다.
2010년대 스포티 룩
2010년대는 애슬레저 시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캐주얼하고 운동복이 일상이 되었다.
과장된 디자인의 명품 브랜드가 명품이라는 이유로 비싼 것이 패션 아이템이 되는 속물적인 트렌드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2010년대 패션 아이템 중에는 레깅스 팬츠가 있다.
요즘도 지속해서 유행하고 있는 딱 붙는 요가복 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물론 2010년대는 스키니진도 유행했는데, 이 유행의 끝물에 육중한 바디와 힙을 강조하는 레깅스가 유행하게 되었다.
명품 운동화나 뒤축 없는 퍼 달린 로퍼, 앵클 부츠 등이 유행했고, 1980년대 유행한 배바지 스타일 청바지가 유행했다.
또한 스키니진이 한창 유행할 때는 알렉산더 맥퀸의 해골 문양 스카프도 엄청 핫한 아이템으로 2010년대를 장식했다.
2010년대를 대표한 패션 디자이너는 셀린느의 피비 파일로가 있다. 미니멀리즘과 지적이고 모던한 여성 패션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발렌시아가에서 루이비통으로 이전한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전통 명품 이미지에 현대적 쿨함을 이식하며 이미지 전환에 성공했다.
알렉산더 왕은 뉴욕 기반의 스트리트 럭셔리 패션을 대표했다. 뎀나 바잘리아는 발렌시아가로 옮기며 스트리트 패션의 하이패션화를 이룩했다. 2018년 루이비통의 최초의 흑인 디자이너가 된 버질 아블로는 2010년대 후반 가장 상징적인 인물로 기록되었다.
2020년대 이지룩
2020년대 초반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사라졌다. 따라서 편안한 이지룩이 유행하였고 레깅스, 조거 팬츠, 브라톱 등 집에서도 밖에서도 경계없이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 보편화 되었다.
시대별 유행한 패션룩 정리
1920년대의 플래퍼 룩은 여성 해방과 재즈 문화의 산물로 등장하였고, 1940년대의 유틸리티 수트는 전쟁 체제와 물자 부족을 반영하였다.
1950년대의 뉴룩은 전후의 안정과 여성성 회복을 상징했으며, 1960년대의 모즈룩은 청년 문화와 기하학적 모더니즘을 대변했다. 이어 1970년대 디스코 룩은 소비사회의 쾌락과 에너지를 표출했고, 1980년대 파워숄더는 경쟁과 권력의 시대정신을 웅변했다.
1990년대의 미니멀리즘은 허영을 거부한 실용과 절제의 미학을 드러냈으며, 2000년대 Y2K 패션은 사이버 감각과 과잉의 미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오늘날 2020년대의 패션은 젠더리스, 지속 가능성, 디지털 문화라는 새로운 화두 속에서 다층적 변주를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