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방함 속의 모방 80년대 연도별 한국 여성 헤어 스타일

80년대 연도별 유행 헤어 스타일

풍요와 자유의 시대 한국 여성들의 헤어 스타일은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과장되었다. 서구 스타일을 모방하느라 모질과 얼굴형과 무관하게 무조건 따라하다보니 과장된 파마 머리가 크게 유행했다.

1980년 9:1 가르마 웨이브 헤어

80년대 연도별 유행 헤어 스타일 중 1980년

정치적으로는 격동기였지만, 대중의 기억 속 1980년대는 풍요와 자유의 시대였다. 헤어스타일 역시 이전 세대보다 훨씬 분방해졌는데, 서구 문화를 서툴게 모방하면서도 묘하게 언밸런스한 매력이 살아 있었다.

긴 생머리조차 기술적 한계 탓에 부시시하거나 부풀어 오른 듯한 느낌이 많았다. 어린아이들조차 드라마 달동네의 똑순이처럼 분수머리를 묶고 다녔으니, 당시 유행의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다.

화장품 광고 등 우아한 여성미를 상징하는 헤어 스타일로 9:1 가르마가 인상적이다.

서양에서 브룩 쉴즈 등이 추구하던 헤어 스타일로 고슬고슬한 웨이브 헤어에 한쪽을 쓸어 넘기거나 핀 등으로 고정하는 등 언발란스한 측면을 가중했다.

1981년 혜은이 헤어 스타일

2010년대의 아이유가 있었다면,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은 가수 혜은이의 시대였다.

1981 헤어

귀여운 외모와 가창력, 연기까지 겸비한 만능 엔터테이너였던 그녀의 스타일은 곧 ‘혜은이 헤어’로 불렸다.

80년대 핵심 유행 가르마 9:1 가르마를 타고 바람에 흩날리듯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단발 커트는 국민적 유행이 되었고, 이미숙 등 동시대 스타들의 이미지와도 겹쳐 대중적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단정적으로 앞머리가 덥수룩한 쇼트커트가 유행했다고 보면 되고 유행의 창시자는 혜은이였다.

1982년 정윤희 헤어 스타일

80년대 연도별 유행 헤어 스타일 중 1982년 헤어

가요계에 혜은이가 있었다면, 스크린에는 정윤희가 있었다.

‘완벽한 미인’으로 불리던 그녀의 외모는 어떤 헤어스타일이든 잘 소화했지만, 일반 여성들에게는 다소 중성적인 분위기를 유행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게 1982년 무렵에는 혜은이식 단발에서 조금 길어진 머리를 바깥으로 뻗치듯 드라이하는 장발 스타일이 유행했다.

서구 셀럽의 이미지를 모방하면서 남녀의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다.

1983년 황신혜 헤어 스타일

80년대 연도별 유행 헤어 스타일 중 1983년

80년대 연도별 유행 헤어 스타일 중 1983년은 정윤희의 시대가 저물고 황신혜가 떠오르면서, 그녀 특유의 고슬고슬한 펌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

옆머리를 무스로 붙이고 앞머리를 가볍게 띄운 업두 스타일, 혹은 고데기로 펴낸 뒤 둥근 앞머리를 만든 변형 업두까지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특히 머리를 위로 부풀려 올리는 볼륨감 있는 스타일은, 요즘의 두피에 밀착된 스타일과는 대조적이다.

1984년 세대의 확연한 분리

1984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하이틴 세대가 본격적인 유행 주도층으로 등장했다.

전후 세대의 풍요 속에서 성장한 이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닭벼슬처럼 앞머리를 세우거나, 지금으로 치면 시스루뱅과 유사한 스타일을 즐겼다.

이십대 미혼 여성들은 풍성한 웨이브를 선호했고, 기혼 여성들은 여전히 ‘막파마’라 불리던 강한 파마 머리를 고수했다.

대체로 오리지널 파마머리를 한 후 고대기 등으로 셋팅하여 전반적으로 풍성하고 부스스하게 헤어 스타일을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헤어 스타일의 유행 근거는 매체 속 서양 배우들의 스타일을 차용한 것이다.

1985년 막 파마의 정수

1985

19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헤어스타일은 한층 더 과장되었다.

여성들은 웨이브 펌을 강하게 넣어 전체적으로 부풀린 ‘막파마’를 즐겼다.

이는 당시 경제 성장으로 화려함을 추구하던 사회 분위기와도 닮아 있었다.

드라마 속 여배우들이 앞머리를 곱슬거리게 내려뜨리고,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긴 모습은 흔하고 보편적인 80년대 대표 헤어 스타일이었다.

성인 여성들의 전유물과도 같아 생머리는 왠지 초라해 보일 뿐더러 없어 보인다고 여긴 듯하다. 파마머리는 반드시 미용실에 가야 했으므로 경제적 요건을 과시하는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파마를 해야 했다.

또한, 파마 머리는 생머리보다 관리도 수월했고 풍성해 보이니 얼굴이 더 갸름해 보이고 맵시가 있어 보인다고 여긴 듯하다.

1986년 가요계 스타들이 이끈 헤어 스타일

1986

이 해는 가요계 스타들이 유행을 주도했다.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이지연은 긴 생머리에 자연스럽게 드라이를 더한 청순한 스타일을 상징했다.

반대로 김완선은 강렬한 웨이브와 볼륨 헤어로 섹시 아이콘이 되었고, 나미 역시 데뷔 초부터 트레이드 마크처럼 하고 나온 스트레이트 단발 헤어를 찰랑찰랑거리며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칼단발 붐을 일으킨 원조인 셈이다.

청순과 도발, 두 극단의 스타일이 공존한 시기가 1986년이었다. 또한, 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하이틴이나 성인이나 할 것 없이 앞머리를 내었는데 소위 시스루뱅처럼 빗질이 드러날 절도로 휑하게 앞머리를 볼륨있게 만들어 연출하였다.

1987년 볼륨으로 멋내기

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폭발적인 인기로 드라마 속에서조차 여배우로 나오는 차화연의 스타일이 화제를 불러 모았다. 풍성하게 볼륨을 살린 웨이브 헤어는 자리를 잡아 가는 듯했고.

학생들은 교칙의 눈을 피해 은근슬쩍 컬을 넣거나 드라이로 볼륨을 주는 식의 ‘숨은 멋내기’를 즐겼다. 민주화 바람 속에서 자유를 향한 열망이 머리카락 끝에도 묻어난 것으로 보인다.

1988년 발랄한 포니테일 스타일

1988

서울 올림픽으로 세계의 시선이 모이던 해, 여성들의 스타일 역시 국제화의 물결을 탔다. 젊은 층에서는 반묶음, 가벼운 웨이브, 앞머리를 둥글게 말아 올린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

성인 여성들은 여전히 막파마를 유지했다. 무대 위의 가수들은 머리를 높게 부풀린 업스타일을 시도하며 화려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묶은 머리가 유행하였는데 앞머리를 시스루 뱅으로 하거나 닭벼슬처럼 옆으로 세운 스타일이 크게 성행하였다.

1989년 웨이브와 생머리의 공존

1989

1980년대의 마지막 해는 막파마의 절정기였다. 거리에 나가면 부풀린 머리가 흔할 정도로 강한 퍼머가 대세였고, 결혼한 여성일수록 그 경향은 더 두드러졌다. 그러나 동시에 내추럴한 웨이브를 시도하는 젊은 스타들이 나타나면서 1990년대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예고하기도 했다. 화려함과 자연스러움, 두 얼굴이 공존한 과도기의 해였다.

후반기로 접어들며 드라마와 영화 스타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채시라, 이미연 등 신세대 여배우들이 등장하면서 생머리에 가까운 긴 머리 스타일이 20대 여성들의 워너비가 되었다.

다소 여성스럽거나 분위기있는 스타일 연출을 위해 반묶음 스타일은 보편적으로 하고 다닌 스타일이었는데, 현재 북한 여성들 헤어 스타일이 1980년대 후반 헤어 스타일과 가장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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