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너리는(Milinery)는 여성을 총칭하는 말이다. 서양에서는 비교적 보편적으로 착용하지만 한국에서는 할머니들의 전유템에 가깝다. 영국 왕실 여자들이 주로 쓰는 화려하고 깃털 등이 달린 모자를 연상하면 된다. 영국에서는 이를 패시네이터(fascinator)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는 그냥 머리에 쓰는 것은 다 모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왕실이 사랑한 우아한 밀리너리 문화
밀리너리가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갖게 된 데는 왕족들의 영향이 크다. 특히 영국 여왕과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다양한 모자를 착용하며 우아함의 아이콘이 된 이후, 영국 왕실 여성들에게는 모자가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공식 행사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모자 스타일링은 여전히 전 세계 패션계에 영감을 주고 있다.

2.할머니의 옷장에서 찾은 보물:밀리너리의 재발견
아르누보 스타일에 영감을 받은 할머니들 패션은 빈티지 스타일이 주목받으면서, 한때 ‘할머니 패션’으로 여겨졌던 아이템들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양산이 젊은 세대의 필수템이 된 것처럼,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모자도 이제 젊은 여성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케이트 미들턴이 다이애나의 우아한 패션 센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모자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해낸 것도 좋은 예시다.

3.밀리너리 스타일링 기본 원칙
모자는 패션 아이템 중에서도 특히 화려하고 존재감이 강한 편이다. 모자가 전체 스타일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제대로 착용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3.1 각도가 만드는 차이
세련된 모자 착용의 핵심은 각도에 있다. 일반적으로 눈썹 위에서 살짝 비스듬히 기울여 쓰는 것이 가장 우아하다. 브림(챙)이 있는 밀리너리라면 얼굴의 일부를 은은하게 가려주는 각도로 착용할 때 더욱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단순히 기울여 쓰는 것이 아니라, 얼굴형과 조화를 이루는 절묘한 각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3.2. 헤어스타일과의 조화
모자를 착용할 때는 헤어스타일과의 조화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헤어스타일에 맞춰 모자를 선택하지만, 특별한 모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모자에 맞춰 헤어스타일을 조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케이트 미들턴의 다양한 헤어스타일링을 참고하면, 밀리너리와 헤어의 완벽한 조화를 연출하는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3.3. 안정적인 착용을 위한 핀고정
세련되게 기울여 쓴 모자가 바람에 날리거나 움직임에 따라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려면 적절한 고정이 필요하다. 셀러브리티들이 완벽한 모자 스타일을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보이지 않는 핀을 활용한 고정법이다. 머리카락과 같은 색상의 핀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고정하면, 하루 종일 우아한 실루엣을 유지할 수 있다.
4. 스크린 속 밀리너리의 매력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일상 속에서 화려한 모자를 착용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연예인들조차 주로 드라마나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서만 모자를 선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상에서 이런 모자를 착용하면 과도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으리라 본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이 양산을 사용하는 것도 한때는 낯선 풍경이었음을 생각해보면, 밀리너리 역시 적절한 시기와 스타일링을 통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바캉스나 특별한 외출 시에는 이미 다양한 스타일의 모자가 활용되고 있으니, 밀리너리도 때와 장소에 맞는 적절한 코디네이션을 통해 일상 패션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5.대표적인 밀리너리 디자이너
5.1. 필립 트레이시(Philip Treacy)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사라 제시카 파커를 진정한 패셔니스타로 만들어준 주역 중 하나가 바로 필립 트레이시의 화려한 모자다. 아일랜드 출신인 그는 디자이너라기보다는 아티스트에 가까운 창작 철학을 보여준다. 영국 왕실과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2008년 알렉산더 맥퀸의 쇼에서 선보인 수많은 모자 작품들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예술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현재도 그의 무궁무진한 창작력은 많은 유명인사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5.2. 기타 주목할 만한 유명 디자이너들

스티븐 존스(Stephen Jones)는 1970년대부터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온 디자이너다. 독창적인 비율과 볼륨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작품은 비욘세, 리하나, 레이디 가가 같은 글로벌 스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제스콜렛(Jes Collett)은 록스타와 왕실 모두에게 사랑받는 독특한 포지션의 디자이너다. 다른 디자이너들과 차별화되는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작품들로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인 테일러(Jane Taylor)는 특히 케이트 미들턴이 자주 착용하는 모자로 유명하다.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여 일반인들도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디자인을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드물지만 Q 밀리너리라는 브랜드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박규가 있다.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는 ‘모자는 신체에 얹는 조각’이라는 철학으로 실용과 예술의 경계에서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6. 국내 밀리너리 구매 가이드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전문적인 모자 매장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화려하고 예술적인 모자를 취급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모자가 여전히 토털 패션의 부속품 정도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간혹 팝업 스토어나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지만, 퀄리티와 명성을 갖춘 제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개성 있고 화려하며 합리적인 가격의 밀리너리를 원한다면,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별한 모임에서 드레스 코드로 밀리너리를 지정한다면 재미있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햇볕 차단과 멋스러운 연출, 그리고 개성 표현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패션 아이템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