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테르(ether) 개념 정리
물리학과 철학, 신비주의 전통에 이르기까지 논의되어 온 에테르 개념은 시대와 담론마다 다르게 해석되어 왔다.
에테르 개념 그리고 역사적 배경
에테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제안한 개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상의 4원소인 물, 불, 흙, 공기 외에 하늘을 구성하는 다섯 번째 원소로 에테르를 상정했다.
이것이 제5원소의 기원이다.
이들의 질문의 출발점은 비어 있음은 정말 비어 있는가?였다.
고대 철학자들은 공간은 비어 있지 않다고 보았다. 이는 불의 성질처럼 가볍고, 위로 향하며, 변화하지 않는 순수한 매질로 간주했다.
근대 물리학에서의 에테르(ether) 개념 정리
17~18세기 빛은 파동이다라는 파동설이 주장되었다.
파동은 매질 없이는 전달되지 못한다는 전제를 따라 과학자들은 빛의 매질로 에테르(ether)를 다시 상정하였다. 그러니까 빛이 파동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파동은 매질이 있어야 전파된다.
이는 전 우주에 충만한, 마찰없고 감지되지 않는 물질로 이해되었다.
소리는 공기를 통해, 물결은 물을 통해 전파되는 데 빛은 무엇을 통해 전파될까? 특히 진공 상태에서도 빛이 전파되는 현상을 설명해야 했다. 이렇게 19세기 물리학자들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19세기 물리학자들은 우주 전체를 채우고 있는 가상의 매질 에테르(ether)를 가정했다.
이 에테르를 통해 빛과 전자기파가 전파된다고 믿었다. 에테르는 극도로 희박하면서도 단단해야 한다는 모순적 성질을 가져야 했다.
에테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
1887년 마이켈슨-몰리 실험으로 에테르 존재를 검증하려고 했다.
그러나 어떤 변화도 감지하지 못했다. 이 실험 결과는 당시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이라는 개념에도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1905년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광속이 모든 관찰자에게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에테르(ether) 개념을 불필요하게 만들었다.
아인슈타인은 진공에서도 빛이 전파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빛의 속도가 모든 관성계에서 일정하다는 원리를 확립하였다.
이후 과학계는 에테르(ehter) 개념 이론을 폐기하였다.
양자장 이론의 시대:다시 돌아온 무의 충만
고전역학에서 진공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에 따르면, 진공도 에너지로 요동치는 장(field)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진공 상태의 장은 에테르와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 있었따. 단 과거 에테르와는 달리 관측 가능한 효과를 가진 수학적 장이다.
테슬라가 에테르(ether)를 믿은 이유
니콜라 테슬라가 활동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는 에테르(ether) 이론이 아직 주류였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온 후였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수용하기에는 시간이 걸려 보였다.
특히 테슬라는 에테르(ether) 개념을 맹신한 과학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그만의 에테르(ether)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테슬라의 에테르(ether) 개념 정리
테슬라는 에테르(ether)를 단순한 빛의 매질이 아닌 에너지의 무한한 저장소로 간주했다. 에테르에서 에너지를 끌어내어 무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믿을 정도였다. 이는 그의 무선 전력 전송 아이디어와도 직결되었다.
니콜라 테슬라의 에테르(ether) 개념은 순수 과학을 넘어 신지학적 요소를 포함했다.
그는 에테르를 우주 의식과 정보가 저장되는 공간으로 여겼는데 이는 아카식 기록과 연결되는 개념이다.
테슬라의 에테르(ether) 믿음은 그의 시대적 한계이면서 동시에 그만의 독창적 우주관이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과학적으로 오류가 있지만 이런 사고방식이 그의 혁신적인 발명들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현대 물리학에서의 에테르(ether) 개념 정리
현대 물리학에서 에테르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했다. 진공도 완전한 무가 아닌 양자장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이해된다. 다만 양자 진공이라는 개념이 에테르와 유사한 면이 있어 혼선을 주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테슬라의 에테르 개념을 ‘영점 에너지장’ 등으로 재해석하려 시도하는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추측에 불과하다.
에테르(ether)의 철학적 재해석
플라톤에서 시작해 데카르트, 스피노자에 이르기까지, 공간은 실체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비어 있는 공간도 어떤 존재의 흔적으로 간주했다. 이는 현대 철학과 정보 이론이 만나는 지점에서도 되살아 난다. 정보적 우주론에 따르면 공간은 정보가 부호화된 장이며, 이 정보의 매질은 물질과는 다른 차원의 에테르적 구조일 수 있다.
현대의 유사 개념들
고전적 의미의 에테르는 빛의 매질이 현대에는 힉스 장 개념과 유사하다. 고전 에테르 비감지 매질은 현대 암흑 에너지 혹은 암흑 물질로 치환된다. 고전 에테르의 절대적 배경은 현대에 양자 진공 혹은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고전적으로 우주의 기본 매질 정보장은 현대적 개념으로 다차원 시공간의 브레인으로 연관지어 연구 가능하다.
결국, 에테르는 사라진 적이 없다
고전적 의미의 에테르는 폐기되었지만, 그 개념적 지향점, 그러니까 공간은 단순한 무(無)가 아니라고 본다. 이는 다양한 과학 이론과 철학에서 형태를 바꾸어 계속 연구되고 있다.
에테르는 특정한 물리적 물질이 아니라 존재가 진공 속에서도 매개된다는 사유의 지평 혹은 존재가 감각을 넘어서 퍼져 있는 어떤 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