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대표하는 잇걸의 계보

시대를 대표하는 잇걸

시대를 대표하는 잇걸의 계보는 단순히 화려한 외모의 나열이 아니라 당대 뷰티와 패션의 지형도를 바꾸어 놓은 역동적인 기록이다.

1900년대부터 2010년대 이후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스타일을 주도한 인물들을 살펴보면 대중이 열광하는 미의 기준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확연히 드러난다.

1.1900s-1930s. 이블린 네스빗 & 데이지 펠로우: 낭만과 부유함의 초상

시대를 대표하는 잇걸 리스트 중 이블린 네스빗

시대를 대표하는 잇걸 리스트 중 현대적 의미의 첫 번째 잇걸로 꼽히는 이블린 네스빗 (The Gibson Girl)은 1900년대 초반 기브슨 걸 스타일의 정점을 보여준 인물이다.

풍성한 머리칼과 코르셋으로 강조된 실루엣은 당시 모든 여성의 워너비였으나 백만장자 남편 해리 Thaw가 건축가 스탠퍼드 화이트를 살해한 ‘세기적 치정 사건’에 휘말리며 그녀의 명성은 비극으로 얼룩졌다.

이어 1920년대와 30년대를 지배한 데이지 펠로우 (Inherited Elegance)는 싱어 미싱기 회사의 상속녀로서 막강한 부를 바탕으로 사교계를 평정했다.

데이지 펠로우

가브리엘 샤넬과 교류하며 당시 애플에 비견될 만큼 혁신적이었던 재봉 기술의 부를 패션과 보석으로 치환한 그녀는 부유함이 곧 스타일이 되던 시대의 상징이었다.

2.1940s-1960s. 글로리아 밴더빌트: 명문가의 미학

시대의 잇걸 글로리아 밴더빌트

194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대중의 시선은 미국 최고 명문가 밴더빌트 가문의 상속녀 글로리아 밴더빌트 (Blue Blood Beauty)에게 향했다.

훗날 CNN 앵커 앤더슨 쿠퍼의 어머니로도 알려진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상속 분쟁으로 뉴스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대중이 진정으로 열광한 것은 그녀의 귀족적인 외모와 모델로서의 커리어였다.

타고난 부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스타일 아이콘이 된 그녀의 행보는 상속녀 잇걸이라는 새로운 전형을 완성했다.

3.1960s-1980s. 에디 세즈윅 & 리 라지윌: 뮤즈와 사교계의 꽃

1960년대는 파격과 우아함이 공존하던 시기였다.

앤디 워홀의 뮤즈였던 에디 세즈윅 (The Factory Girl)은 명문가 출신의 배경 뒤에 숨겨진 비극적인 가족사와 약물 중독이라는 어둠을 안고 살았으나 그녀가 선보인 픽시 컷과 커다란 귀걸이는 미니멀리즘 뷰티의 혁명이었다.

반면 재클린 케네디의 동생 리 라지윌 (Socialite Chic)은 언니보다 뛰어난 미모와 세련된 패션 감각으로 사교계를 수놓았다.

그녀는 완벽하게 정돈된 우아함이 주는 힘을 증명하며 당시 디자이너들의 끝없는 사랑을 받았다.

4.1970s-1980s. 마리사 베렌손 & 그레이스 존스: 경계를 허무는 미의 확장

엘사 스키아파렐리의 손녀인 마리사 베렌손 (Bohemian Aristocrat)은 1970년대 보헤미안 시크를 대변하며 모델과 배우를 넘나들었다.

이어 80년대에 등장한 그레이스 존스 (Androgynous Icon)는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아방가르드한 스타일로 뷰티의 정의를 다시 썼다.

시대별 잇걸 그레이스 존스

또한 소말리아 출신의 이만 (The Supermodel)은 5개국어를 구사하는 지성미와 완벽한 외모로 흑인 모델의 지평을 넓혔다.

데이비드 보위와의 결혼으로 80년대 가장 핫한 커플로 등극한 그녀는 이국적인 미가 주류 패션계의 중심에 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5.1990s-2010s. 케이트 모스 & 올리비아 팔레르모: 내추럴과 클래식의 공존

1990년대를 대표하는 케이트 모스 (Waif Look)의 등장은 패션계의 거대한 변곡점이었다.

헤로인 시크라 불리는 마른 몸매와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은 이전의 건강미 넘치는 슈퍼모델들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부유한 상속녀의 일상 패션으로 주목받은 올리비아 팔레르모 (Upper East Side Style)는 세련된 믹스매치의 정석을 보여주며 거리의 패션을 런웨이만큼 가치 있게 만들었다.

6.2010s-Present. 켄달 제너 & 지지 하디드: 소셜 미디어와 금수저의 시대

현재의 잇걸은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탄생한다. 카다시안 가문의 켄달 제너 (Digital Native)는 이부 언니들과 차별화된 슬림한 체격과 스트리트 패션으로 레트로 붐을 주도하고 있다.

그녀와 함께 시대를 양분하는 지지 하디드 (California Girl)는 모델 출신 어머니와 부유한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완벽한 배경에 자신만의 감각을 더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7.2020s. 젠다야 & 벨라 하디드: 레드카펫과 스트리트의 절대 강자

현재 가장 강력한 패션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는 단연 젠다야 (Red Carpet Chameleon)가 꼽힌다.

그녀는 단순히 예쁜 옷을 입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 행사마다 영화적 서사를 담은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이며 전 세계 패션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와 동시에 2020년대 들어 ‘패션의 여왕’ 자리를 굳건히 한 벨라 하디드 (Core Aesthetic Leader)는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패션을 재해석한 ‘레트로 시크’를 유행시키며 전 세계 MZ 세대의 교과서가 되었다.

그녀가 입으면 곧 트렌드가 된다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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