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바 소설 합평

1.밀크바 작품 분석

밀크바 소설 표지 이미지

밀크바 소설 읽기

2.밀크바 소설 강점

2.1.독창적 설정과 아이디어

우유만 파는 카페라는 기발한 설정이 매력적이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화자가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우유방”을 차린다는 발상이 신선하고, 현실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설정이다.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도 되는지 걱정이 될 정도로 지극히 일상적이기만 했던 어느 날.

안 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달리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연하게 어떤 영화의 리뷰를 읽었다. 영화 제목은 밀크바. 영화의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오직 그 단어에만 집중하였다. 나는 워낙 우유를 좋아하니까. 술을 마시지 못하니까.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우유방을 차리면 되겠구나. 우유방을 차리는 일로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분명 반대할 사람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곧장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가게를 계약하였다. 천에 오십이 면 기분 좋게 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달만 운영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2.2.자연스러운 문체

구어체에 가까운 담담한 서술이 화자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천에 오십이면 기분 좋게 망할 수 있을 것 같았다”같은 표현에서 드러나는 특유의 건조한 유머가 인상적이다.

2.2.3.현실적 디테일

밀크바 운영 과정의 구체적 묘사가 생생하다. 페인트 조색, 가구 구입, 젖소 데려오기, 우유 종류 공부하다 포기하기 등 실제적인 디테일들이 작품의 현실감을 높였다.

별도의 인테리어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이든 물상이든 브랜드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은 딱 질색이었다. 이름에 사람을 가둬 두듯, 무릇 꾸미기란 그런 것이었다. 사물에서 새것 냄새가 나는 것도 싫었다. 갓난아이가 젖냄새를 풍기는 것 같이 서툴러 보여서였다. 그리고 그 누가 되었든 이전의 흔적이 조금은 남아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2.4.캐릭터의 일관성

혼자 결정하고, 대화를 피곤해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질색하는 화자의 성격이 일관되게 그려진다. “치우친 형태가 보기에 편했다”는 표현에서 인물의 심리적 특성이 잘 드러난다.

입구는 좁았고 길게 직사각형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마음에 들었을 뿐이다. 문을 열었을 때 정사각형의 반듯한 공간은 평수가 넓든 작든 나를 불안하게 하였다. 나는 어딘가 치우친 형태가 보기에 편했다. 

3. 소설의 취약점

3.1.서사적 긴장감 부족

전체적으로 평면적인 전개로 극적 갈등이나 변화가 부족하다. 예상 가능한 결말(냄새 때문에 문 닫기)로 향하는 과정이 단조롭다.

갈등 구조의 한계: 외적 갈등(냄새 문제)은 있지만 내적 갈등이나 심리적 변화가 부족하다. 화자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실패 후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에 대한 성찰이 아쉽다.

결말의 아쉬움: “그건 내 알 바 아니었다”로 끝나는 결말이 다소 성의없게 느껴진다. 6개월간의 경험에 대한 의미부여나 성찰 없이 끝나는 것이 아쉽다. 그런데 작가는 그런 결말이 더 좋다고 한다.

밀크바는 6개월 정도 운영하고 있을 때쯤 나는 더 이상 우유를 마실 수가 없게 되었다. 매일 같이 우유 냄새에 시달리다 보니 어느새 냄새만 맡아도 설사를 시작하였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문을 닫았다. 젖소는 다시 목장으로 보내졌다. 처음에는 풀숲에 그냥 버려두었다가 지구대가 찾아주러 왔다. 젖소를 잃어버리지 않았느냐며 친절하게 갖다 준 것이다.

이후로 3개월 정도를 집에서 숨만 쉬고 살았다. 악취 같은 우유 냄새가 겨우 가시는 것 같았다. 두 번 다시 밀크바 따위는 운영하지 못할 것 같았다. 단골손님들은 아우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몇 년째 마시던 우유도 끊고 온 곳인데 이게 뭥미하며 인터넷 용어를 서슴지 않고 남발하였다. 흐미, 등 저마다 난처하고 황당한 표현을 그렇게 하고 있었다. 그건 내 알 바 아니었다.

인물 관계의 부재: 화자가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는 설정은 현실적이지만, 다른 인물들과의 의미 있는 교류가 부족해 작품의 깊이가 제한됩니다.

4.문학적 완성도

4.1.주제 의식

현대인의 소외와 개성에 대한 욕구, 그리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주제 의식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피상적 수준에 머무는 감이 있다.

4.2.문체와 톤

건조하고 담담한 문체가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특히 “별 일도 다 있다는 표정”이나 “네들 일이나 잘해라” 같은 표현에서 화자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 같았다. 별 일도 다 있다는 표정으로 문을 나섰다. 밀크바를 유독 반가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 우유 되게 좋아하는 데. 정말 이런 곳이 생겨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왜 우유만 파나요? 다른 것도 같이 팔면 좋을 텐데.”

남의 장사에 참견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네들 일이나 잘해라,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대화란 하면 할수록 피곤한 일이란 걸 사십 평생 살면서 처음 깨달은 일 중 하나다.

4.3.구성과 전개

시간 순서를 따라 차근차근 서술하는 구성은 안정적이지만 예측 가능하다. 중간중간 삽입되는 에피소드들(어르신들의 추억담, 손님들과의 대화)이 재미를 더한다.

어르신들 중에는 옛 생각이 난다며 찾아오기도 했다. 약수터 가면 우유를 파는 사람이 있었다고. 어른들은 우유에 소금을 타서 마시고 아이들은 설탕을 타서 먹였다고. 그런 시절도 있었나. 분유를 허겁지겁 퍼 먹거나, 탈지분유를 커피처럼 마셨던 일은 나도 기억이 났다.

4.4.독창성과 현대적 감각

우유 카페라는 독특한 소재와 현대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포착했다. “인터넷 용어를 서슴지 않고 남발”하는 단골들의 모습 등에서 현대적 감각이 드러난다.

5.총평

일상적 소재를 통해 현대인의 소외와 개성 추구를 그린 수작이다. 특히 독창적 설정과 현실적 디테일, 자연스러운 문체가 매력적이다. 다만 서사적 완결성과 주제 의식의 깊이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작가의 관찰력과 문체는 충분히 인정할 만하지만, 더 강한 서사적 추진력과 깊이 있는 성찰이 보완된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것이다.

5.1.밀크바 점수: 72/100

  • 독창성과 설정: 85점
  • 문체와 언어: 78점
  • 구성과 전개: 65점
  • 캐릭터와 심리 묘사: 70점
  • 주제 의식과 완결성: 62점

현실적 디테일과 독특한 설정으로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문학적 깊이와 완결성 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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